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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을 때는 스스로 길을 잃으라’
연휴나 주말을 이용해 거창한 계획을 앞세워 떠나는 여행에는 주로 동행인이 있게 마련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혼자서 아무 계획 없이 떠나기는 좀처럼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할터. 웬만한 결심이 서지 않고서야 여행을 떠나는 일이란 기대되면서도 부담스러운 시끌벅적한 연례행사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도 하거니와, 흔히‘여행’이라는 단어에 담아내는 의미가 지나치게 무거운 탓이기도 하다.
그러니 적적함이 짙어진 평일 오후, 빡빡한 계획이나 특별한 동행인 없이 찾을 수 있는 어디‘조용한 곳’이 자주 생각난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여행’보다‘힐링’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이기대는 바로 그 힐링의 공간이다. 수년 전 어디선가 읽었던‘길을 잃었을 때는 스스로 길을 잃으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정해진 코스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어도 끊임없이 어디론가 이어지는 이기대 산책로의 끝에 닿을 때쯤이면 내내 분탕질하던 일상의 두통에서 놓여나는 그야말로‘힐링’을 체험하게 될 정도니 말이다.
부산 출신 감독이 부산에서 찍은 부산영화 <해운대(윤제균, 2009)> 속, 부산 토박이 소방관 총각(이민기 분)이 새침한 서울아가씨(강예원 분)와 야경을 감상하는 장면이 바로 이기대에서 촬영되었다.
시종 스펙터클한 폭발 신이나 가슴 먹먹한 감동이 이어지는 영화 속에서, 유독 아기자기한 소박함이 두드러지는 이 장면이 이기대라는 공간 자체의 분위기에 힘입은 것이라면 과장일까. 바야흐로 해가 길어진 초여름, 지친 마음에 힐링이 필요하다면 이기대를 찾아 스스로 길을 잃으시기를 추천한다.
주소 :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산25번지
길선영 부산영상위원회
TIP. 이기대가 포함된 오륙도 선착장은 문화관광부 지정 해파랑 길(오륙도 - 강원도 고성 688km)제1코스 테마‘동해아침(오륙도 - 송정해수욕장 24km)’에 해당하는 구간중 하나이며 동시에 부산 갈맷길 2코스에 해당하는 절경의 산책 코스이다.
오륙도 선착장을 출발해 해안 길을 따라 이기대와 원시 소나무 숲과, 남천동, 광안리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힐링 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