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환자고객님들과의 주어진 관계에서 진료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바쁜 일조차 힘들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행복으로 다가오던 그때가 살며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글_ 해운대드림플란트 전춘정실장 (10년차/2002년 8월 19일 입사)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다 보니 어느덧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예고라도 하듯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갑니다. 엊그제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새로운 다짐과 목표를 세웠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제가 드림플란트치과에 들어온 지 벌써 10년, 결코 짧지만은 않았던 세월입니다.
신입때는 치과 위생사란 직업에 대한 업무 파악과 나의 성격이나 내가 생각했던 직업관에 적합한 지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한 해 두 해를 보내면서 항상 환자고객님들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며 열정 속에서 진료하시는 원장님들과 선생님들로부터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받게 되었고 좀 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언제부턴가 환자고객님들과의 주어진 관계에서 진료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바쁜 일조차 힘들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행복으로 다가오던 그때가 살며시 머릿속을 스쳐지나 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신입직원채용 준비에 한창입니다. 이때마다 저의 신입시절이 절로 생각나고 한 번 더 되돌아보면서 혹 경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초심을 잃지는 않았는가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져보기도 합니다.
문득 한 환자고객님이 떠오르네요. 몸과 마음이 불편하여 힘들게 진료를 받았지만 항상 치료를 끝내고 진료실 문을 나설 때면 해맑게 손을 흔드시며 미소를 띄우시던 그 분… 어느 날 매니저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 상담을 막 끝내고 나온 여성 환자고객님이 제 전담치료를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누구일까 의아해 하며 기억을 조심스레 더듬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초진 때 한 번 보았을 것이라는 생각뿐 기억이 잘 나질 않아 재차 물어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몇 년 전 저에게 전담으로 진료받은 환자분의 형님 되시는 분이 그 때 동생을 친절히 잘 치료해 준 기억이나 마침 치과진료를 받아야 하는 아내에게도 저를 추천하게 되었다고. 그제야 몸이 불편했던 여성환자분이 얼굴이 기억나기 시작했습니다. 헤어스타일도 변하고 시간이 지난 후라 금방 알아보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 당시 몸과 마음이 아픈 분을 치료하는 건 처음이었고 경험이 부족했던 저에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표현은 못하시지만 매 진료 시 힘들어하는 환자분의 모습을 볼 때면 안쓰러워 마음이 늘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진료실을 나서는 순간에는 그 누구보다 환한 얼굴로 손 흔들며 가는 환자분을 보면서 힘들고 안쓰러운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다행히도 힘든 진료 과정을 무사히 다 마치고 아직까지도 별탈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하여 제 일인 냥 얼마나 기쁘고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환자분의 보호자께서 그 당시 서툴고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다시 찾아주셔서 이렇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늘 한결 같이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어 모든 환자분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