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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t Story Episode

  • 작성일2011-07-04
  • 조회4350
  • 첨부파일
Dent Story Episode 

에델바이스 소녀에게 꿈의 미소를 선물하다

어느 이에게는 작은 선행이 또 다른 이에게는 천국의 미소가 되는 세상에서 가장 수줍고 아름다운 미소로 내게 고마움을 말하는 에델바이스를 닮은 소녀 그 소녀를 통해 나눔의 행복을 알게 되다.

그때도 지금처럼 30도가 넘나드는 더운 여름날이었다. 방학이어서 그런지 평소 못했던 치료를 받는 학생들이 많았던 15년 전, 8월의 어느 날. 진료실로 수줍어하는 한 여학생과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엄마가 들어왔다.

당시 그 여학생의 치아는 정확히 아래쪽 어금니 5개가 충치로 모조리 빠져, 같은 또래에서도 보기 드물게 심각한 상태였다. 

나이와 치료 후 만족도를 고려하여 임플란트를 권유했지만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모녀는 내게 조심스럽게 틀니 치료를 부탁했다. 말을 못 하는 장애를 가진 어머니, 17세의 꿈 많은 여고생,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미래가 있는 학생 그 현실 앞에서 의사로서의 나도, 인간으로서의 나도 그 뜻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틀니와 임플란트 시술, 7배가 넘는 비용의 차이는 있었지만 난 그 소녀에게 임플란트 치료를 해주었고, 말은 하지 못하지만 눈빛으로 전해져 오는 그 어머님의 마음을 보고 난 7배의 비용보다 더 큰 나눔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 그 꿈 많은 여고생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직장인이 되어서도 해마다 나를 찾아온다. 

나로 인해 자신이 받은 것처럼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고 복지학과를 진학했던 학생, 나를 ‘평생의 은인’이라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찾아주는 고마움, 그리고 이제는 결혼해 아기 손을 잡고, 아기 충치 치료를 위해 나를 찾아오는 환자 고객이 된 새로움…

그 소녀를 생각하면 고산지대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하얗게 별 모양으로 밝게 피어나 우리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에델바이스가 떠오른다.

지옥과도 같은 고산지대의 힘듦을 뚫고 피어난 꽃처럼 자신의 어려움을 딛고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고맙게 자라준 그 소녀. 세상에서 가장 수줍고 아름다운 미소로 내게 고마움을 말하는 에델바이스를 닮은 소녀, 그 소녀를 통해 나는 삶에서 진정한 나눔의 행복을 알게 되었다.


여인이라는 이름으로

순간순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신을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 하는 시간을 내게 선물해줬던 여든을 훌쩍 넘긴 한 고객님. 

그 분을 생각하면 자칫 잊고 살아가기 쉬운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뒤돌아보게 된다.

드러내지는 않지만 치과의사들은 일반적으로 칠순을 넘긴 분들에게는 임플란트를 권하지 않는다. 비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단은 그 또한 수술이기에 환자 고객 본인의 체력적 한계성과 의사들 또한 상처에 대한 회복력이 떨어지는 나이 드신 환자 고객님 시술에는 심리적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연로하신 환자 고객분께는 임플란트 대신 틀니시술을 권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진료실로 여든이 넘으신 환자 고객분께서 찾아오셨다. 나를 찾아오기 전, 이미 여러 병원을 다녀왔으며 자신은 임플란트 시술을 원한다는 말에서 작지만 확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운하게 들릴지 모르나 객관적으로 살아갈 날 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나이에 틀니 시술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것 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임플란트를 하고자 하는 연유를 궁금해 하는 내게 그분은, “대충 살아야 하는 인생은 없다” 며 “난 내게 1년, 아니 한 달의 시간이 남았더라도, 내 몸에, 내 시간에 완벽하고 싶다” 고 말했다.

그때 난 그분으로 인해 자칫 잊고 살아가기 쉬운 ‘자신을 사랑하는 법’,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법’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고, 그분의 마음을 알기에 난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기꺼이 임플란트를 해드렸다.

 여든이 넘는 환자 고객분의 체력적 특이성을 감안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상처부위를 최소화 시켜 시술하는 게 관건, 크든 작든 매 시술에 최선을 다하는 나지만 그 때만큼 내게 집적된 모든 노하우와 지식을 고도로 집약시켜 쏟아내기는 처음이었다. 

그분의 의지가 절로 날 그렇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 그 분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회복을 보이셨고, 통증 또한 크게 느끼지 않으셨다. 

그 후, 그 분은 종종 내게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김 원장님 덕에 요즘 10살은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어, 어쩌면 이 나이에도 이렇게 내 이처럼 편할 수 가 있어? 먹는 것이 즐거우니 인생이 즐거워 졌어.” 하는 그 분에게서 난, 여든의 할머니가 아닌 자신을 존중하며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여인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난 한 번씩 다짐하곤 한다. 나 자신, 내 가족, 내 환자 고객의 삶과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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